사출 불량을 하나씩 외우는 건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종류가 너무 많고, 현장에서 만나는 건 대개 교과서 사진처럼 안 생겼거든요.
대신 원인 계열로 묶어두면 처음 보는 불량이 나와도 어디쯤에서 찾을지 감이 옵니다. 이 글은 그 지도입니다.
다만 먼저 하나 짚고 갑니다. 아래처럼 계열을 나눠놓으면 불량 하나에 원인 하나가 대응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모든 밸런스가 다 맞아야 금형 품질이 좋은 거지, 어느 하나를 고쳐서 끝나는 일은 드뭅니다. 이 지도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찾을 순서를 주는 겁니다.
계열 1 — 못 채운 것
수지가 금형 구석까지 못 갔을 때 나오는 불량들입니다.
- 미성형(쇼트샷) — 말단이 아예 안 채워짐
- 웰드라인 — 갈라진 흐름이 만난 자국
- 플로우마크 — 흐름이 끊겼다 이어진 물결자국
- 제팅 —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줄기가 그대로 굳음
공통으로 보는 것: 사출압, 사출속도, 수지온도, 금형온도, 게이트 크기, 벤트. 흐름이 원인이라 대책도 흐름 쪽에 있습니다. 다만 미성형과 제팅은 속도 방향이 정반대라 구분을 먼저 해야 합니다.
계열 2 — 채웠는데 줄어든 것
채우기는 채웠는데 식으면서 수축이 생긴 경우입니다.
- 싱크마크 — 표면이 움푹 들어감
- 보이드 — 속에 빈 공간이 생김
- 휨·뒤틀림 — 부위별 수축 차이로 형상이 틀어짐
- 치수 편차 — 전체적으로 도면과 안 맞음
공통으로 보는 것: 보압, 보압 시간, 게이트 동결 시점, 살두께, 냉각 밸런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전부 보압으로 해결하려는 겁니다. 보압이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면 아무리 올려도 안 되고, 대신 중량과 버만 늘어납니다.
계열 3 — 넘친 것
있어야 할 곳을 넘어간 경우입니다.
- 플래시(버) — 파팅면으로 새어나감
- 과충전 — 중량 초과, 내부 잔류응력
공통으로 보는 것: 형체력, 보압, 파팅면 상태, 수지 점도. 계열 2를 잡으려다 계열 3이 나오는 게 가장 흔한 경로라, 이 둘은 항상 같이 봐야 합니다.
계열 4 — 재료·가스 문제
수지 자체나 갇힌 공기가 원인인 경우입니다.
- 은조(실버스트릭) — 은색 줄무늬
- 기포 — 수분이나 가스가 갇힘
- 탄화 — 갇힌 가스가 압축되며 탐
- 변색 — 과열, 체류시간 과다
공통으로 보는 것: 건조 조건, 수지온도, 배럴 체류시간, 벤트. 조건표를 아무리 만져도 안 잡히면 건조기와 벤트를 봐야 하는 계열입니다.
계열 5 — 빼내면서 생긴 것
성형은 끝났는데 금형에서 나오면서 생기는 불량입니다.
- 이형불량·밀핀자국 — 밀어낼 때 눌리거나 백화
- 크랙 — 취출 응력으로 깨짐
- 스크래치 — 금형면과 쓸림
공통으로 보는 것: 이형구배, 밀핀 위치와 면적, 금형면 상태, 냉각시간, 취출 타이밍. 조건보다 금형 쪽 비중이 큰 계열입니다.
계열끼리 부딪히는 자리
이 지도가 진짜 쓸모 있는 건 계열끼리 충돌하는 지점을 미리 알 수 있어서입니다. 한쪽을 잡으면 다른 쪽이 나빠지는 조합이 정해져 있거든요.
| 이걸 잡으려고 | 이렇게 하면 | 이게 옵니다 |
|---|---|---|
| 싱크 (계열2) | 보압을 올리면 | 버, 중량초과 (계열3) |
| 미성형 (계열1) | 속도를 올리면 | 제팅, 가스탄화 (계열1·4) |
| 플로우마크 (계열1) | 금형온도를 올리면 | 싱크, 보이드 (계열2) |
| 이형불량 (계열5) | 냉각시간을 늘리면 | 사이클 손실, 형상에 따라 이형 악화 |
| 은조 (계열4) | 건조를 세게 하면 | 취성, 크랙 (계열5) |
| 휨 (계열2) | 냉각시간을 늘리면 | 취출 후 재변형 |
전부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조합입니다. 그래서 조건을 만질 때는 뭘 잡으려는지와 함께 뭐가 나빠질 수 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한 방향으로만 계속 밀면 어느 순간 처음 문제보다 큰 게 옵니다.
이 지도를 쓰는 법
불량을 보면 먼저 계열을 정합니다. 못 채운 건지, 줄어든 건지, 넘친 건지, 재료 문제인지, 빼면서 생긴 건지.
계열이 정해지면 볼 항목이 다섯 개 안쪽으로 줄어듭니다. 그 안에서 조건으로 반응이 있는 것부터 만져보고, 반응이 없으면 금형 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계열이 하나로 안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싱크를 잡으려고 보압을 올렸더니 버가 나온 상황은 계열 2와 3이 걸린 거고, 웰드라인이 탄 자국까지 남으면 계열 1과 4가 같이 걸린 겁니다.
이럴 때가 정상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하나만 고쳐서 끝나는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정리해놓고도, 바쁘면 부품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측정도 비주류 제품일수록 덜 들여다볼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이 지도의 진짜 쓸모는 전부 다 보라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을 때 어디부터 볼지 정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열만 맞게 짚어도 헛다리 짚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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