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출 불량 20가지를 5개 계열로 묶으면

사출 불량을 하나씩 외우는 건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종류가 너무 많고, 현장에서 만나는 건 대개 교과서 사진처럼 안 생겼거든요.

대신 원인 계열로 묶어두면 처음 보는 불량이 나와도 어디쯤에서 찾을지 감이 옵니다. 이 글은 그 지도입니다.

다만 먼저 하나 짚고 갑니다. 아래처럼 계열을 나눠놓으면 불량 하나에 원인 하나가 대응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모든 밸런스가 다 맞아야 금형 품질이 좋은 거지, 어느 하나를 고쳐서 끝나는 일은 드뭅니다. 이 지도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찾을 순서를 주는 겁니다.

계열 1 — 못 채운 것

수지가 금형 구석까지 못 갔을 때 나오는 불량들입니다.

  • 미성형(쇼트샷) — 말단이 아예 안 채워짐
  • 웰드라인 — 갈라진 흐름이 만난 자국
  • 플로우마크 — 흐름이 끊겼다 이어진 물결자국
  • 제팅 —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줄기가 그대로 굳음

공통으로 보는 것: 사출압, 사출속도, 수지온도, 금형온도, 게이트 크기, 벤트. 흐름이 원인이라 대책도 흐름 쪽에 있습니다. 다만 미성형과 제팅은 속도 방향이 정반대라 구분을 먼저 해야 합니다.

계열 2 — 채웠는데 줄어든 것

채우기는 채웠는데 식으면서 수축이 생긴 경우입니다.

  • 싱크마크 — 표면이 움푹 들어감
  • 보이드 — 속에 빈 공간이 생김
  • 휨·뒤틀림 — 부위별 수축 차이로 형상이 틀어짐
  • 치수 편차 — 전체적으로 도면과 안 맞음

공통으로 보는 것: 보압, 보압 시간, 게이트 동결 시점, 살두께, 냉각 밸런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전부 보압으로 해결하려는 겁니다. 보압이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면 아무리 올려도 안 되고, 대신 중량과 버만 늘어납니다.

계열 3 — 넘친 것

있어야 할 곳을 넘어간 경우입니다.

  • 플래시(버) — 파팅면으로 새어나감
  • 과충전 — 중량 초과, 내부 잔류응력

공통으로 보는 것: 형체력, 보압, 파팅면 상태, 수지 점도. 계열 2를 잡으려다 계열 3이 나오는 게 가장 흔한 경로라, 이 둘은 항상 같이 봐야 합니다.

계열 4 — 재료·가스 문제

수지 자체나 갇힌 공기가 원인인 경우입니다.

  • 은조(실버스트릭) — 은색 줄무늬
  • 기포 — 수분이나 가스가 갇힘
  • 탄화 — 갇힌 가스가 압축되며 탐
  • 변색 — 과열, 체류시간 과다

공통으로 보는 것: 건조 조건, 수지온도, 배럴 체류시간, 벤트. 조건표를 아무리 만져도 안 잡히면 건조기와 벤트를 봐야 하는 계열입니다.

계열 5 — 빼내면서 생긴 것

성형은 끝났는데 금형에서 나오면서 생기는 불량입니다.

  • 이형불량·밀핀자국 — 밀어낼 때 눌리거나 백화
  • 크랙 — 취출 응력으로 깨짐
  • 스크래치 — 금형면과 쓸림

공통으로 보는 것: 이형구배, 밀핀 위치와 면적, 금형면 상태, 냉각시간, 취출 타이밍. 조건보다 금형 쪽 비중이 큰 계열입니다.

계열끼리 부딪히는 자리

이 지도가 진짜 쓸모 있는 건 계열끼리 충돌하는 지점을 미리 알 수 있어서입니다. 한쪽을 잡으면 다른 쪽이 나빠지는 조합이 정해져 있거든요.

이걸 잡으려고이렇게 하면이게 옵니다
싱크 (계열2)보압을 올리면버, 중량초과 (계열3)
미성형 (계열1)속도를 올리면제팅, 가스탄화 (계열1·4)
플로우마크 (계열1)금형온도를 올리면싱크, 보이드 (계열2)
이형불량 (계열5)냉각시간을 늘리면사이클 손실, 형상에 따라 이형 악화
은조 (계열4)건조를 세게 하면취성, 크랙 (계열5)
휨 (계열2)냉각시간을 늘리면취출 후 재변형

전부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조합입니다. 그래서 조건을 만질 때는 뭘 잡으려는지와 함께 뭐가 나빠질 수 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한 방향으로만 계속 밀면 어느 순간 처음 문제보다 큰 게 옵니다.

이 지도를 쓰는 법

불량을 보면 먼저 계열을 정합니다. 못 채운 건지, 줄어든 건지, 넘친 건지, 재료 문제인지, 빼면서 생긴 건지.

계열이 정해지면 볼 항목이 다섯 개 안쪽으로 줄어듭니다. 그 안에서 조건으로 반응이 있는 것부터 만져보고, 반응이 없으면 금형 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계열이 하나로 안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싱크를 잡으려고 보압을 올렸더니 버가 나온 상황은 계열 2와 3이 걸린 거고, 웰드라인이 탄 자국까지 남으면 계열 1과 4가 같이 걸린 겁니다.

이럴 때가 정상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하나만 고쳐서 끝나는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정리해놓고도, 바쁘면 부품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측정도 비주류 제품일수록 덜 들여다볼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이 지도의 진짜 쓸모는 전부 다 보라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을 때 어디부터 볼지 정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열만 맞게 짚어도 헛다리 짚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싱크마크는 왜 보압을 올려도 안 잡힐 때가 있나

시사출을 하러 가면 보통 조건을 잡아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대개 전문가 포스가 물씬 풍기죠. 그분을 믿고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하다 보면, 허우적대다가 끝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분들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시험사출은 시간이 곧 돈이거든요.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게 찍고 다음 금형을 올려서 생산을 해야 수지 타산이 맞습니다. 그래서 대충 잡고 끝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됩니다. 그날 잘 나온 부품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게 목적이 아니니까요. 보압을 올리면 따라오는 것들 외관에 싱크가 안 잡힌다고 해봅시다. 싱크를 잡는 방법은 참 다양하죠. 보압을 더 넣어보고, 보압 시간을 늘려보고, 쿠션을 조절해보고. 대부분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중량이 올라갑니다. 도면 중량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많고요. 중량이 도면을 넘어가면 그건 그것대로 설명해야 할 일이 됩니다. 거기서 더 밀어 넣으면 금형이 벌어져서 플래시가 생깁니다. 버가 나오는 거죠. 싱크 하나 잡으려다가 중량 초과와 버를 새로 얻는 겁니다. 그리고 이 둘은 싱크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싱크는 안 보이는 면이면 넘어갈 여지라도 있지만, 중량과 버는 숫자와 형상으로 남습니다. 조건으로 맞춘 외관은 양산에서 안 버팁니다 조건으로 겨우겨우, 어떻게 해서 외관이 잘 나오는 부품을 사출했다고 칩시다. 그날은 넘어갑니다. 넘어가는 게 문제죠. 양산 때는 그 조건이 유지가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지 로트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 금형온도가 달라지고, 금형에 이물이 끼고, 사출기가 바뀝니다. 시사출 날 딱 맞춰놓은 좁은 공정창은 그중 하나만 흔들려도 무너집니다. 애초에 공정창이 좁다는 게 신호입니다. 보압을 조금만 낮춰도 싱크가 나고 조금만 올려도 버가 난다면, 그 사이 어딘가에 조건을 세워놓은 겁니다. 그 폭이 손가락 하나만큼이면 양산은 못 버팁니다. 결국 수면 위로 올라올 문제들이었던 겁니다. 눈가리기로 조건 잡는 분을...

웰드라인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것입니다

금형을 100벌 만들면 70벌 정도는 외관 싱크, 웰드라인 위치, 플로우마크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웰드라인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싱크나 플로우마크는 "없앤다"는 목표가 성립합니다. 조건이든 금형이든 손을 대면 사라지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웰드라인은 다릅니다. 구멍이 있거나, 리브가 있거나, 게이트가 두 개 이상이면 수지 흐름이 갈라졌다가 다시 만납니다. 만나는 지점이 있는 이상 웰드라인은 생깁니다. 형상이 그렇게 생겼으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웰드라인 작업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일 에 가깝습니다. 이걸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과, 없애려고 붙잡고 있다가 시간을 다 쓰고 나서 인정하는 것은 결과가 많이 다릅니다. 없애려고 하면 벌어지는 일 웰드라인을 조건으로 없애보겠다고 하면 보통 이 순서로 갑니다. 수지온도를 올리고, 금형온도를 올리고, 사출속도를 올립니다. 합류부에서 두 흐름이 아직 뜨거울 때 만나게 하는 게 목적이죠. 이게 효과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국이 옅어집니다. 문제는 대가입니다. 금형온도를 올리면 사이클이 늘어나고, 수지온도를 너무 올리면 탄화나 은조가 따라옵니다. 속도를 올리면 가스가 갇히면서 그 합류부가 오히려 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옅어진 자국은 양산에서 다시 진해집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좁은 공정창에 세워놓은 조건은 오래 못 갑니다. 그러면 어디로 옮기나 기준은 두 개입니다. 안 보이는 곳 과 힘 안 받는 곳 . 웰드라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외관에 자국이 보이거나, 그 부위 강도가 떨어지거나. 그래서 옮길 자리를 고를 때도 이 둘을 봅니다. 외관 기준이 낮은 면, 조립하면 가려지는 면, 하중이 걸리지 않는 부위. 이런 데로 보낼 수 있으면 웰드라인은 있어도 문제가 아닙니다. 옮기는 수단은 결국 게이트입니다. 게이트 위치를 바꾸면 흐름이 갈라지는 지점과 만나는 지점이 같이 바뀝니다.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