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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드라인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것입니다

금형을 100벌 만들면 70벌 정도는 외관 싱크, 웰드라인 위치, 플로우마크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웰드라인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싱크나 플로우마크는 "없앤다"는 목표가 성립합니다. 조건이든 금형이든 손을 대면 사라지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웰드라인은 다릅니다.

구멍이 있거나, 리브가 있거나, 게이트가 두 개 이상이면 수지 흐름이 갈라졌다가 다시 만납니다. 만나는 지점이 있는 이상 웰드라인은 생깁니다. 형상이 그렇게 생겼으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웰드라인 작업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일에 가깝습니다. 이걸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과, 없애려고 붙잡고 있다가 시간을 다 쓰고 나서 인정하는 것은 결과가 많이 다릅니다.

없애려고 하면 벌어지는 일

웰드라인을 조건으로 없애보겠다고 하면 보통 이 순서로 갑니다. 수지온도를 올리고, 금형온도를 올리고, 사출속도를 올립니다. 합류부에서 두 흐름이 아직 뜨거울 때 만나게 하는 게 목적이죠.

이게 효과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국이 옅어집니다. 문제는 대가입니다. 금형온도를 올리면 사이클이 늘어나고, 수지온도를 너무 올리면 탄화나 은조가 따라옵니다. 속도를 올리면 가스가 갇히면서 그 합류부가 오히려 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옅어진 자국은 양산에서 다시 진해집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좁은 공정창에 세워놓은 조건은 오래 못 갑니다.

그러면 어디로 옮기나

기준은 두 개입니다. 안 보이는 곳힘 안 받는 곳.

웰드라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외관에 자국이 보이거나, 그 부위 강도가 떨어지거나. 그래서 옮길 자리를 고를 때도 이 둘을 봅니다.

외관 기준이 낮은 면, 조립하면 가려지는 면, 하중이 걸리지 않는 부위. 이런 데로 보낼 수 있으면 웰드라인은 있어도 문제가 아닙니다.

옮기는 수단은 결국 게이트입니다. 게이트 위치를 바꾸면 흐름이 갈라지는 지점과 만나는 지점이 같이 바뀝니다. 게이트를 하나 줄이거나 늘려도 바뀌고요. 조건으로는 자국의 진하기만 바뀌지 위치는 안 바뀝니다. 이게 조건과 금형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강도가 걸린 자리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외관만 문제면 옮기는 걸로 끝납니다. 그런데 하중을 받는 부위에 웰드라인이 걸리면 그때부터는 다른 문제입니다.

합류부는 두 흐름이 완전히 섞이지 못하고 맞닿아서 굳은 자리라, 주변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유리섬유가 들어간 수지는 차이가 더 큽니다. 섬유가 흐름 방향으로 눕는데, 합류부에서는 그 방향이 끊기거든요.

이 경우에는 옮기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합류부 자체의 품질을 올려야 합니다. 합류 지점에 가스가 갇히지 않게 벤트를 두는 게 첫 번째입니다. 갇힌 가스가 압축되면서 그 자리가 타거나 미충전되면, 자국만 남는 게 아니라 진짜로 약해집니다.

그다음이 온도입니다. 이때는 사이클을 좀 손해 보더라도 금형온도를 올리는 게 맞습니다. 외관용으로 올리는 것과 목적이 다릅니다.

재료가 바뀌면 같은 자리가 더 진해집니다

유리섬유 강화재는 웰드라인이 유독 눈에 띕니다. 합류부에서 섬유가 끊기면서 그 선을 따라 표면 상태가 달라지거든요. 강도 저하도 무보강재보다 훨씬 큽니다.

색상도 영향이 있습니다. 어두운 색이나 무광 계열에서 자국이 잘 보입니다. 색상 전개가 여러 개인 부품이면 한 색으로 잡은 조건이 다른 색에서 안 통할 수 있습니다.

재생재 비율이 올라가도 나빠집니다. 점도가 균일하지 않아 합류부에서 잘 안 섞입니다.

그래서 재료나 색이 바뀌는 시점에 갑자기 웰드라인 얘기가 나오면, 조건을 의심하기 전에 이쪽을 먼저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설계 단계에서 한 번 볼 수 있으면

사실 제일 싼 방법은 금형을 파기 전에 보는 겁니다. 유동해석을 돌리면 합류부가 어디 생기는지 미리 나옵니다. 그 위치가 외관면이나 하중부에 걸리면 게이트를 옮겨보는 건 도면 위에서 하면 됩니다.

금형이 다 나온 다음에 같은 판단을 하려면 수정 비용과 일정이 붙습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대개 일정이 없죠. 그래서 조건으로 어떻게든 해보자는 쪽으로 흘러가고, 앞에서 말한 순서를 그대로 밟게 됩니다.

물론 해석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합류부가 대충 어디쯤 생길지 알고 T0에 들어가는 것과, 찍어보고 나서 아는 것은 대응 폭이 다릅니다.

정리하면

웰드라인을 처음 봤을 때 물어볼 것은 "어떻게 없애지"가 아니라 "여기 있어도 되나"입니다.

있어도 되는 자리면 그대로 두고, 안 되는 자리면 옮길 방법을 찾습니다. 옮기는 건 게이트고, 조건으로는 진하기만 조절됩니다. 강도가 걸린 자리면 벤트부터 봅니다.

이 순서로 보면 최소한 없앨 수 없는 걸 없애려고 며칠씩 쓰는 일은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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