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크랙과 백화를 같은 문제로 보면 조치가 엇나갑니다

크랙과 백화는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하나로 묶어 부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조치가 다릅니다. 묶어서 보면 한쪽만 잡히고 다른 쪽이 남습니다.

둘을 가르는 기준부터 정리합니다.

크랙백화
상태재료가 갈라짐안 갈라짐, 색만 하얘짐
원인응력이 재료 강도를 넘음응력으로 분자 배열이 흐트러짐
진행시간 지나면 커짐대개 그 상태로 멈춤
기능파손대개 외관 문제
발견나중에 발견되는 경우 많음취출 직후 바로 보임

같은 원인에서 출발하지만 정도가 다릅니다. 응력이 조금 걸리면 백화, 더 걸리면 크랙입니다. 그래서 백화가 나온다는 건 크랙 직전이라는 신호일 때가 있습니다.

언제 생겼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둘 다 언제 생겼는지에 따라 원인이 완전히 갈립니다.

취출할 때 생긴 경우

밀핀 자리 주변, 언더컷 부위, 슬라이드 빠지는 자리에 몰려 있으면 취출 응력입니다.

냉각시간이 짧아서 아직 무를 때 밀어냈거나, 밀핀 면적이 작아서 한 점에 힘이 몰렸거나, 이형구배가 부족해서 억지로 빠졌거나입니다.

이건 조치가 비교적 명확합니다. 냉각시간을 늘리거나, 밀핀을 키우거나 늘리거나, 이형제를 쓰거나, 이형구배를 손보거나.

한참 뒤에 생긴 경우

취출할 때는 멀쩡했는데 며칠 뒤나 조립 후에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건 잔류응력입니다.

성형 중에 갇힌 응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풀리려고 하는데, 그 힘이 재료 강도를 넘으면 갈라집니다. 온도가 올라가거나 화학물질에 닿으면 더 빨리 옵니다. 차 안에 있던 부품이 여름에 깨졌다는 얘기가 대개 이겁니다.

잔류응력은 과충전에서 많이 옵니다. 보압을 과하게 걸었거나, 게이트 근처만 압이 세게 걸렸거나, 금형온도가 낮아서 급랭됐거나.

여기서 앞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싱크를 잡겠다고 보압을 계속 올린 부품은 싱크는 잡히고 잔류응력이 남습니다. 그날은 잘 나온 것처럼 보이고, 몇 달 뒤에 크랙으로 돌아옵니다.

웰드라인 자리에 생긴 경우

합류부는 원래 약한 자리입니다. 거기에 크랙이 몰려 있으면 웰드라인 품질 문제입니다.

합류부에 가스가 갇혔거나, 두 흐름이 너무 식은 상태로 만났거나입니다. 벤트와 온도를 봐야 합니다. 게이트 위치를 바꿔 합류부를 힘 안 받는 데로 옮기는 게 근본 대책이고요.

백화만 나올 때

기능에 문제가 없으니 넘어가고 싶어집니다. 실제로 안 보이는 면이면 넘어가기도 하고요.

다만 백화가 항상 같은 자리에 나온다면 그 자리에 응력이 반복해서 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재료 로트가 바뀌거나 날이 추워지면 같은 자리에서 크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백화는 지금 문제가 아니라 표시등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위치를 기록해두면 나중에 크랙이 났을 때 원인 찾는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재료도 봐야 합니다

같은 금형, 같은 조건인데 로트가 바뀌고 나서 크랙이 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생재 비율이 올라가면 물성이 떨어집니다. 이미 한 번 열을 받은 재료라 분자량이 줄어 있고, 그만큼 잘 깨집니다. 비율을 정해놓았어도 실제로 지켜지는지는 다른 문제고요.

과건조도 여기 들어갑니다. PA 계열은 너무 말리면 오히려 취성이 커집니다. 은조가 안 잡혀서 건조를 계속 세게 하다가, 은조는 잡히고 크랙이 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수지가 배럴에서 오래 머물러도 같습니다. 사이클이 늘어진 날 생산분에서만 크랙이 나온다면 체류시간을 봅니다.

그러니까 크랙은 조건, 금형, 재료 세 군데를 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원인이 하나로 안 떨어지는 대표적인 불량입니다.

화학물질에 닿는 부품이라면

잔류응력이 있는 상태에서 화학물질에 닿으면 훨씬 빨리 깨집니다. 응력이 없으면 견디는 농도에서도 갈라집니다.

세정제, 접착제, 이형제, 윤활유, 심지어 손에 묻은 것도 원인이 됩니다. 조립 공정에서 쓰는 것들이 대개 여기 해당합니다.

사출은 잘 나왔는데 조립 후에 깨진다는 얘기가 나오면 이걸 의심해볼 만합니다. 부품만 보면 원인이 안 보입니다. 무엇에 닿았는지를 따라가야 합니다.

대책은 두 갈래입니다. 잔류응력을 줄이거나, 닿는 물질을 바꾸거나. 잔류응력 쪽이 근본이지만 시간이 걸리니, 급하면 후자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구분이 안 될 때 해보는 것

육안으로 애매하면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확대해서 보면 크랙은 선이 갈라져 있고 백화는 면이 뿌옇습니다. 손톱으로 긁었을 때 걸리면 크랙 쪽입니다.

시간을 두고 다시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며칠 뒤에 커졌으면 크랙이고, 그대로면 백화입니다. 다만 이건 이미 물량이 나간 뒤일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가장 확실한 건 그 부위를 잘라보는 겁니다. 어차피 원인을 찾아야 한다면 한 개는 희생시키는 게 빠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싱크마크는 왜 보압을 올려도 안 잡힐 때가 있나

시사출을 하러 가면 보통 조건을 잡아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대개 전문가 포스가 물씬 풍기죠. 그분을 믿고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하다 보면, 허우적대다가 끝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분들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시험사출은 시간이 곧 돈이거든요.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게 찍고 다음 금형을 올려서 생산을 해야 수지 타산이 맞습니다. 그래서 대충 잡고 끝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됩니다. 그날 잘 나온 부품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게 목적이 아니니까요. 보압을 올리면 따라오는 것들 외관에 싱크가 안 잡힌다고 해봅시다. 싱크를 잡는 방법은 참 다양하죠. 보압을 더 넣어보고, 보압 시간을 늘려보고, 쿠션을 조절해보고. 대부분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중량이 올라갑니다. 도면 중량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많고요. 중량이 도면을 넘어가면 그건 그것대로 설명해야 할 일이 됩니다. 거기서 더 밀어 넣으면 금형이 벌어져서 플래시가 생깁니다. 버가 나오는 거죠. 싱크 하나 잡으려다가 중량 초과와 버를 새로 얻는 겁니다. 그리고 이 둘은 싱크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싱크는 안 보이는 면이면 넘어갈 여지라도 있지만, 중량과 버는 숫자와 형상으로 남습니다. 조건으로 맞춘 외관은 양산에서 안 버팁니다 조건으로 겨우겨우, 어떻게 해서 외관이 잘 나오는 부품을 사출했다고 칩시다. 그날은 넘어갑니다. 넘어가는 게 문제죠. 양산 때는 그 조건이 유지가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지 로트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 금형온도가 달라지고, 금형에 이물이 끼고, 사출기가 바뀝니다. 시사출 날 딱 맞춰놓은 좁은 공정창은 그중 하나만 흔들려도 무너집니다. 애초에 공정창이 좁다는 게 신호입니다. 보압을 조금만 낮춰도 싱크가 나고 조금만 올려도 버가 난다면, 그 사이 어딘가에 조건을 세워놓은 겁니다. 그 폭이 손가락 하나만큼이면 양산은 못 버팁니다. 결국 수면 위로 올라올 문제들이었던 겁니다. 눈가리기로 조건 잡는 분을...

웰드라인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것입니다

금형을 100벌 만들면 70벌 정도는 외관 싱크, 웰드라인 위치, 플로우마크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웰드라인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싱크나 플로우마크는 "없앤다"는 목표가 성립합니다. 조건이든 금형이든 손을 대면 사라지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웰드라인은 다릅니다. 구멍이 있거나, 리브가 있거나, 게이트가 두 개 이상이면 수지 흐름이 갈라졌다가 다시 만납니다. 만나는 지점이 있는 이상 웰드라인은 생깁니다. 형상이 그렇게 생겼으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웰드라인 작업은 없애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일 에 가깝습니다. 이걸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과, 없애려고 붙잡고 있다가 시간을 다 쓰고 나서 인정하는 것은 결과가 많이 다릅니다. 없애려고 하면 벌어지는 일 웰드라인을 조건으로 없애보겠다고 하면 보통 이 순서로 갑니다. 수지온도를 올리고, 금형온도를 올리고, 사출속도를 올립니다. 합류부에서 두 흐름이 아직 뜨거울 때 만나게 하는 게 목적이죠. 이게 효과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국이 옅어집니다. 문제는 대가입니다. 금형온도를 올리면 사이클이 늘어나고, 수지온도를 너무 올리면 탄화나 은조가 따라옵니다. 속도를 올리면 가스가 갇히면서 그 합류부가 오히려 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옅어진 자국은 양산에서 다시 진해집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좁은 공정창에 세워놓은 조건은 오래 못 갑니다. 그러면 어디로 옮기나 기준은 두 개입니다. 안 보이는 곳 과 힘 안 받는 곳 . 웰드라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외관에 자국이 보이거나, 그 부위 강도가 떨어지거나. 그래서 옮길 자리를 고를 때도 이 둘을 봅니다. 외관 기준이 낮은 면, 조립하면 가려지는 면, 하중이 걸리지 않는 부위. 이런 데로 보낼 수 있으면 웰드라인은 있어도 문제가 아닙니다. 옮기는 수단은 결국 게이트입니다. 게이트 위치를 바꾸면 흐름이 갈라지는 지점과 만나는 지점이 같이 바뀝니다. 게...

사출 불량 20가지를 5개 계열로 묶으면

사출 불량을 하나씩 외우는 건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종류가 너무 많고, 현장에서 만나는 건 대개 교과서 사진처럼 안 생겼거든요. 대신 원인 계열로 묶어두면 처음 보는 불량이 나와도 어디쯤에서 찾을지 감이 옵니다. 이 글은 그 지도입니다. 다만 먼저 하나 짚고 갑니다. 아래처럼 계열을 나눠놓으면 불량 하나에 원인 하나가 대응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모든 밸런스가 다 맞아야 금형 품질이 좋은 거지, 어느 하나를 고쳐서 끝나는 일은 드뭅니다. 이 지도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찾을 순서를 주는 겁니다. 계열 1 — 못 채운 것 수지가 금형 구석까지 못 갔을 때 나오는 불량들입니다. 미성형(쇼트샷) — 말단이 아예 안 채워짐 웰드라인 — 갈라진 흐름이 만난 자국 플로우마크 — 흐름이 끊겼다 이어진 물결자국 제팅 —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줄기가 그대로 굳음 공통으로 보는 것: 사출압, 사출속도, 수지온도, 금형온도, 게이트 크기, 벤트. 흐름이 원인이라 대책도 흐름 쪽에 있습니다. 다만 미성형과 제팅은 속도 방향이 정반대라 구분을 먼저 해야 합니다. 계열 2 — 채웠는데 줄어든 것 채우기는 채웠는데 식으면서 수축이 생긴 경우입니다. 싱크마크 — 표면이 움푹 들어감 보이드 — 속에 빈 공간이 생김 휨·뒤틀림 — 부위별 수축 차이로 형상이 틀어짐 치수 편차 — 전체적으로 도면과 안 맞음 공통으로 보는 것: 보압, 보압 시간, 게이트 동결 시점, 살두께, 냉각 밸런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전부 보압으로 해결하려는 겁니다. 보압이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면 아무리 올려도 안 되고, 대신 중량과 버만 늘어납니다. 계열 3 — 넘친 것 있어야 할 곳을 넘어간 경우입니다. 플래시(버) — 파팅면으로 새어나감 과충전 — 중량 초과, 내부 잔류응력 공통으로 보는 것: 형체력, 보압, 파팅면 상태, 수지 점도. 계열 2를 잡으려다 계열 3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