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가 나면 형체력부터 봅니다. 그게 맞습니다. 대부분 거기서 끝나기도 하고요.
문제는 형체력이 정상인데 버가 나올 때입니다. 이때 형체력을 더 올리는 쪽으로 가면 금형만 상합니다. 그래서 형체력이 아니라면 뭘 봐야 하는지, 하나씩 지워나가는 순서를 정리해 두는 게 낫습니다.
형체력 말고 볼 것들
1. 보압을 누가 올려놨나
이게 의외로 1번입니다. 싱크나 미성형을 잡으려고 보압을 올려둔 상태에서 버가 따라 나오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순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싱크를 잡으려고 보압을 올렸고, 중량이 올라갔고, 그다음에 버가 나왔다면 원인은 형체력이 아닙니다. 금형이 압을 못 이기고 벌어진 겁니다.
이럴 때 형체력을 올려서 버를 누르면, 싱크도 안 잡히고 버도 안 잡히고 금형만 먹습니다. 보압을 되돌리고 싱크를 다른 경로로 잡아야 합니다. 중량 기록을 같이 보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도면 중량을 넘어가 있으면 십중팔구 이 경우입니다.
2. 파팅면에 뭐가 끼어 있나
수지 찌꺼기, 이형제 덩어리, 이전 샷의 버 조각. 눈에 잘 안 보이는 크기여도 그 지점만 열립니다.
버가 항상 같은 자리에서만 나오면 이쪽을 먼저 의심하는 게 맞습니다. 조건 문제면 보통 여러 군데서 고르게 나옵니다. 한 자리에서만, 그것도 매 샷 똑같은 모양으로 나온다면 금형이 그 자리에서 뭔가를 물고 있는 겁니다.
슬라이드나 코어 주변이면 더 흔합니다. 움직이는 부위는 틈이 있고, 틈에는 뭐가 낍니다.
3. 수지가 너무 묽지 않나
수지온도나 사출속도가 높으면 점도가 떨어져서 좁은 틈으로도 들어갑니다. 같은 형체력, 같은 금형인데 어제는 괜찮고 오늘 버가 난다면 온도 이력을 봅니다.
건조기 온도가 올라가 있거나, 배럴 체류 시간이 길어진 경우도 여기 들어갑니다. 사이클이 늘어지면 수지가 배럴에 오래 머물면서 점도가 떨어집니다. 앞 공정에서 뭔가 지연이 생긴 날 갑자기 버가 나오는 게 이래서입니다.
4. 금형 습합이 틀어졌나
위 세 개가 다 아니면 여기입니다. 파팅면 마모, 가이드핀 유격, 슬라이드 마모, 오랜 사용으로 인한 처짐.
이건 조건으로 못 덮습니다. 덮으려고 하면 위의 1번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5. 사출기가 금형에 맞나
금형을 다른 기계에 올렸을 때 갑자기 버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체력 톤수는 충분한데도 그렇습니다.
톤수만 맞으면 되는 게 아니라 형판 크기, 타이바 간격, 형체 방식이 다 영향을 줍니다. 금형이 형판보다 작으면 형체력이 가운데로만 집중되면서 바깥쪽이 뜹니다. 반대로 금형이 너무 크면 타이바 근처만 눌립니다.
같은 금형인데 A기계에서는 괜찮고 B기계에서는 버가 난다면 조건이 아니라 이걸 봐야 합니다. 조건을 아무리 맞춰도 안 되는 종류입니다.
구분표
| 버가 나오는 모양 | 먼저 볼 것 |
|---|---|
| 항상 같은 자리, 좁은 범위 | 파팅면 이물 → 습합 |
| 여러 군데, 중량도 같이 올라감 | 보압 과다 |
| 날씨·로트 바뀐 뒤부터 | 수지온도, 건조 조건 |
| 쇼트 수 쌓이면서 점점 | 습합 마모 |
| 슬라이드·코어 주변만 | 움직이는 부위 유격, 이물 |
버를 그냥 후가공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
버가 크지 않으면 사상으로 떼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장은 그게 제일 싸 보입니다.
그런데 버가 난다는 건 그 지점에서 금형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열리는 만큼 압이 새고, 압이 새면 그 근처는 항상 덜 채워집니다. 버 옆에서 싱크나 치수 편차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게 그래서입니다. 버만 떼고 나머지를 조건으로 잡으려 하면, 아까 말한 1번 상황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리고 파팅면은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버가 나는 상태로 계속 찍으면 그 지점이 계속 눌리면서 습합이 더 벌어집니다. 처음엔 사상으로 되던 게 몇만 쇼트 뒤엔 금형 수정 대상이 됩니다.
양산에서 버가 갑자기 나온다면
양산 중 발생이면 순서가 다릅니다. 금형은 어제까지 멀쩡했으니까요.
먼저 조건이 바뀌었는지 봅니다. 누가 만졌을 수도 있고, 사출기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 파팅면을 봅니다. 이 두 개로 대부분 잡힙니다.
그래도 안 나오면 그때 쇼트 수를 확인합니다. 습합 마모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 같지만, 사실 한참 전부터 진행되다가 임계점을 넘은 겁니다. 그동안 조건으로 조금씩 덮고 있었을 뿐이고요.
기록이 있으면 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중량, 조건, 금형 세척 이력을 같은 자리에 적어두면 "언제부터 이랬나"에 답할 수 있습니다. 그게 없으면 매번 처음부터 다시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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