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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는 두꺼운 쪽에 둬라, 정말 그런가

"게이트는 두꺼운 쪽에 둬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두꺼운 부위는 마지막까지 수축하니까 보압이 끝까지 닿아야 하고, 그러려면 게이트가 가까워야 하죠.

그런데 이 원칙만 붙잡고 게이트를 정하면 다른 걸 다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꺼운 쪽에 뒀을 때 따라오는 것들

두꺼운 부위는 대개 보스나 리브 교차부입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는 보통 제품 안쪽이거나 구조상 중요한 자리입니다.

거기에 게이트를 두면 게이트 자국이 그 자리에 남습니다. 절단면이 거칠면 응력 집중이 생기고, 하중을 받는 자리라면 거기서 크랙이 시작됩니다.

제팅도 잘 생깁니다. 두꺼운 부위는 공간이 넓으니 게이트에서 나온 수지가 벽에 부딪히지 못하고 그대로 뿜어집니다. 게이트 주변 외관이 지저분해지는 거죠.

그리고 두꺼운 데서 얇은 데로 흐르게 되는데, 이 방향은 흐름이 잘 안 갑니다. 얇은 말단이 미성형 나기 쉽습니다. 반대로 얇은 데서 두꺼운 데로 가는 게 충전에는 유리합니다.

그럼 어디에 둬야 하나

정답이 하나 있는 게 아니라, 뭘 포기할지 정하는 문제입니다. 게이트 위치는 최소 다섯 가지를 동시에 바꿉니다.

  • 유동 길이 — 말단까지 갈 수 있나
  • 웰드라인 위치 — 어디서 만나나
  • 보압 전달 — 두꺼운 부위까지 닿나
  • 외관 — 게이트 자국이 보이나
  • 수축 균형 — 휨이 어느 방향으로 생기나

이 다섯 개를 다 만족하는 위치는 대개 없습니다. 그래서 이 부품에서 가장 양보할 수 없는 게 뭔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외관 부품이면 게이트 자국과 웰드라인 위치가 1순위입니다. 치수 부품이면 수축 균형이고요. 하중을 받는 부품이면 웰드라인이 힘 받는 자리에 안 가게 하는 게 먼저입니다.

이 순위를 안 정하고 게이트를 정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왜 여기에 뒀지"에 아무도 답을 못 합니다.

다점 게이트가 항상 답은 아닙니다

유동 길이가 길면 게이트를 늘리자는 얘기가 나옵니다. 충전은 확실히 쉬워집니다.

대신 게이트가 늘어난 수만큼 웰드라인이 늘어납니다. 게이트 두 개면 합류부가 하나 생기고, 세 개면 두 개 이상 생깁니다. 외관 부품에서 이걸 놓치면 충전 문제를 외관 문제로 바꾼 셈이 됩니다.

러너 밸런스도 문제입니다. 게이트마다 도달 시간이 다르면 먼저 도착한 쪽이 과충전되고 나중 쪽이 부족해집니다. 조건을 어디에 맞춰도 나머지가 틀어지는 상황이 여기서 나옵니다.

게이트를 옮겨야 할 때가 왔다는 신호

조건으로 계속 붙잡고 있는데 안 되는 상황에는 대개 아래 중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 보압을 올려도 특정 부위 싱크만 안 잡힌다 → 그 부위까지 보압이 안 닿는다
  • 웰드라인이 매번 같은 자리, 그것도 외관면이나 하중부에 생긴다 → 흐름 구조가 그렇다
  • 말단만 계속 미성형이 난다 → 유동 길이가 길다
  • 휨 방향이 항상 같고 냉각을 손봐도 안 바뀐다 → 수축 균형이 게이트에서 결정됐다

이 네 가지는 조건으로 덮을 수는 있어도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덮는 대가가 중량 초과나 버라는 것도 앞에서 본 그대로고요.

게이트 종류도 같이 정해집니다

위치만 정하면 끝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낼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형태에 따라 나오는 문제가 다릅니다.

  • 사이드 게이트 — 가장 흔합니다. 절단 자국이 남아서 외관면에는 못 씁니다.
  • 핀포인트 게이트 — 자국이 작고 자동 절단됩니다. 대신 게이트가 작아서 빨리 얼어 보압 시간이 짧습니다. 두꺼운 부위 싱크에 취약합니다.
  • 서브마린 게이트 — 자국이 안 보이는 쪽에 남습니다. 게이트 부위 잔류응력이 커서 그 근처에 크랙이 생기기도 합니다.
  • 팬 게이트 — 넓게 퍼져 들어가서 제팅과 플로우마크에 유리합니다. 얇고 넓은 부품에 씁니다.
  • 다이렉트 게이트 — 보압 전달이 가장 좋습니다. 대신 자국이 크고 잔류응력이 남습니다.

핀포인트를 골라놓고 두꺼운 부위 싱크를 잡으려 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게이트가 먼저 얼어버리니 보압을 아무리 걸어도 안 들어가거든요. 앞에서 얘기한 "중량이 더 안 늘어나는 지점"이 아주 일찍 옵니다.

그래서 살두께가 두꺼운 부품에 작은 게이트를 쓰기로 했다면, 싱크는 조건이 아니라 설계에서 이미 결정된 겁니다.

가능하면 도면 위에서

게이트 위치를 바꾸는 건 금형이 나온 뒤에는 비싼 일입니다. 막고 다시 뚫어야 하고, 일정도 밀립니다.

그래서 유동해석이 있으면 그때 보는 게 제일 쌉니다. 합류부가 어디 생기는지, 마지막에 채워지는 데가 어디인지, 게이트를 옮기면 어떻게 바뀌는지를 도면 위에서 몇 번 돌려볼 수 있으니까요.

해석이 실제와 딱 맞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두면 웰드라인이 저 면에 온다"는 정도는 충분히 보입니다. 그 정보만 있어도 T0에서 볼 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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