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 세척은 몇 쇼트마다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수지, 형상, 온도, 재생재 비율에 따라 다 다릅니다.
그래서 숫자를 정해놓는 것보다 언제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신호를 정해두는 게 실전에서 낫습니다. 주기는 그 신호를 몇 번 겪고 나서 역으로 정하는 게 순서입니다.
세척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신호들
벤트 쪽 신호
마지막에 채워지는 부위에 은조나 그을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벤트가 막히고 있는 겁니다. 미성형이 특정 자리에서만 나오기 시작하는 것도 같은 신호입니다.
이건 서서히 나빠지니까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몇천 쇼트 전부터 진행 중이었습니다.
파팅면 쪽 신호
같은 자리에서만 버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지점에 뭐가 껴 있습니다. 조건은 안 바꿨는데 버가 나오면 거의 이쪽입니다.
표면 쪽 신호
부품 표면 광택이 전체적으로 죽거나, 금형면에 흐린 막이 보이면 가스 잔류물이 눌어붙은 겁니다. 이형제나 수지 첨가제가 쌓인 거죠.
이형 쪽 신호
예전보다 잘 안 빠지거나, 이형제를 더 자주 뿌리게 되면 금형면 상태가 달라진 겁니다.
주기를 정하는 방법
위 신호가 처음 나타난 쇼트 수를 기록합니다. 몇 번 반복되면 대략 어디쯤에서 오는지 보입니다.
그 지점의 70퍼센트쯤을 주기로 잡으면 대개 안전합니다. 신호가 나타나기 전에 하는 거죠. 신호가 나타난 다음에 하면 이미 불량이 몇 개 나간 뒤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금형마다 다른 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겁니다. 모든 금형에 같은 숫자를 적용하면 어떤 건 과하고 어떤 건 모자랍니다.
주기를 짧게 가야 하는 경우
- PVC, POM 등 분해 가스가 많은 수지 — 잔류물이 빨리 쌓입니다
- 난연재, 유리섬유 강화재 — 첨가제가 금형면에 눌어붙습니다
- 재생재 비율이 높을 때 — 이물과 열화물이 많습니다
- 금형온도가 높을 때 — 잔류물이 더 잘 굳습니다
- 벤트가 얕거나 적을 때 — 조금만 껴도 막힙니다
- 외관 등급이 높은 부품 — 허용 범위가 좁습니다
세척할 때 어디까지 볼 것인가
세척은 금형을 열어보는 몇 안 되는 기회입니다. 닦기만 하고 닫으면 아깝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것들입니다.
- 벤트 깊이 — 청소했는데도 얕아졌으면 마모입니다
- 파팅면에 광나는 자리 — 그 지점만 눌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 작동 코어와 슬라이드 — 손으로 움직여봐서 뻑뻑한 데가 없는지
- 밀핀 복귀 — 완전히 들어가는지
- 냉각 라인 리턴 온도 — 라인별로 차이가 큰지
- 가이드핀 유격 — 흔들리는지
이 중 하나라도 걸리면 다음 문제의 예고입니다. 세척 때 기록해두면 나중에 불량이 났을 때 "언제부터 그랬나"에 답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닦느냐도 주기만큼 중요합니다
세척 자체가 금형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급하다고 아무거나 쓰면 그렇습니다.
금속 스크래퍼로 긁으면 금형면에 흠이 남습니다. 한 번 난 흠은 매 샷 부품에 찍힙니다. 특히 경면 가공된 외관 금형은 한 번의 실수로 재가공까지 갑니다.
벤트를 청소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얕은 홈이라 세게 긁으면 깊이가 달라집니다. 가스는 잘 빠지는데 그 자리로 버가 나오기 시작하면 이걸 의심합니다.
세척제도 봐야 합니다. 잔류물이 남는 종류를 쓰면 다음 샷부터 이형이나 도장에 영향이 갑니다. 금형이 뜨거울 때 뿌려서 바로 증발시키는 방식이 그나마 안전합니다.
그리고 세척 후에는 방청을 해야 합니다. 특히 금형을 내려서 보관할 때요. 다음에 올렸을 때 녹이 슬어 있으면 세척한 의미가 없어집니다.
금형을 내릴 때와 올릴 때
장기 보관에 들어가는 금형은 세척 기준이 다릅니다. 다음에 언제 쓸지 모르니까요.
내릴 때 확인할 것: 잔류 수지 완전 제거 · 냉각수 완전 배출 · 방청 처리 · 슬라이드와 밀핀 그리스 · 보관 위치 기록.
냉각수를 안 빼고 두면 라인 안에서 녹이 슬거나 겨울에 얼어서 터집니다. 몇 달 뒤에 올렸을 때 냉각이 안 되는 이유가 대개 이겁니다. 그리고 이건 겉으로 안 보여서, 조건을 아무리 만져도 원인을 못 찾게 됩니다.
올릴 때는 바로 양산에 들어가지 말고 상태를 먼저 봅니다. 작동부가 굳어 있지 않은지, 냉각 라인이 흐르는지, 벤트가 살아 있는지. 이 확인 없이 올렸다가 첫 물량을 다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기를 지켰는데도 문제가 생긴다면
주기가 짧아서가 아니라 다른 게 바뀐 겁니다.
재생재 비율이 올라갔거나, 수지 등급이 바뀌었거나, 금형온도를 올렸거나, 사이클이 달라졌거나. 이 중 하나가 바뀌면 잔류물 쌓이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세척 이력과 함께 그 사이에 뭐가 바뀌었는지를 같이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조건 변경, 재료 변경, 설비 변경이 같은 종이에 있으면 원인이 훨씬 빨리 보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바쁘면 주기가 밀립니다. 물량이 급하면 세척하려고 라인을 세우기가 쉽지 않죠. 특히 물량이 적은 비주류 제품은 더 뒤로 밀립니다.
그래서 신호를 알아두는 게 더 중요합니다. 주기를 못 지키더라도, 은조가 특정 자리에 생기기 시작했을 때 그게 무슨 뜻인지 알면 최소한 대응은 할 수 있습니다. 그것마저 모르면 조건부터 만지게 되고, 그때부터 며칠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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