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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개선 보고서, 되물음이 나오는 자리

불량 개선 보고서는 형식보다 되물음을 안 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상급자나 고객사가 읽고 "그래서?"가 안 나오면 잘 쓴 겁니다.

실제로 되물음이 가장 많이 나오는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항목별로 뭘 쓰면 걸리고 뭘 쓰면 안 걸리는지를 정리했습니다.

① 현상 — 판정이 아니라 사실로

여기에 "싱크 발생"이라고만 쓰면 반드시 되물음이 옵니다.

들어가야 할 것: 어느 부위에 · 얼마나 · 몇 개 중 몇 개 · 언제부터 · 어느 캐비티에서.

나쁨: 외관면 싱크 발생

좋음: 상면 보스 뒤쪽 3개소에 싱크. 100개 중 62개. 3캐비티에서만. 8월 3일 오전 물량부터.

"3캐비티에서만"과 "8월 3일부터" 이 두 개가 있으면 원인 범위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읽는 사람도 그걸 압니다.

② 원인 — 여기가 제일 많이 걸립니다

되물음 1위 자리입니다. "보압 부족"이라고 쓰면 "왜 부족했는데?"가 옵니다.

원인은 왜 그렇게 됐는지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조건값 하나를 원인으로 쓰면 그건 현상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나쁨: 보압 부족

좋음: 3캐비티 게이트에 잔류물이 껴 유효 단면이 줄어듦. 같은 보압에서도 해당 캐비티만 충전 부족. 세척 주기 12,000샷 초과(마지막 세척 후 18,400샷).

숫자가 들어가면 되물음이 거의 안 옵니다. 반대로 숫자가 없으면 어떤 문장을 써도 "확인은 했나요"가 옵니다.

그리고 원인을 하나로 못 좁힌 경우가 실제로는 더 많습니다. 그럴 땐 억지로 하나로 쓰지 말고 확인한 것과 배제한 것을 나눠 쓰는 게 낫습니다. "A는 확인했고 아님, B는 확인했고 아님, C가 유력하나 미확정" 이렇게 쓰면 오히려 신뢰를 얻습니다.

③ 조치 — 임시와 항구를 나눠서

이 둘을 안 나누면 "그래서 재발 안 하나요"가 옵니다.

당장 물량을 막기 위해 한 것과, 근본을 없애기 위해 한 것은 다릅니다. 조건을 바꿔서 넘긴 건 임시조치입니다. 그걸 항구대책처럼 쓰면 몇 달 뒤에 그대로 돌아옵니다.

임시: 3캐비티 게이트 세척 후 재가동. 8/3 14시 이후 물량 정상.

항구: 세척 주기를 12,000 → 8,000샷으로 단축. 게이트 잔류 확인을 세척 체크리스트에 추가.

임시조치만 있고 항구대책 칸이 비어 있으면, 그 보고서는 통과가 안 됩니다. 통과된다면 그건 아무도 안 읽은 겁니다.

④ 재발방지 — 사람이 아니라 구조로

여기가 되물음 2위입니다. "교육 실시"나 "주의 강화"라고 쓰면 거의 반려됩니다.

사람이 조심해서 막는 건 재발방지가 아닙니다. 바쁘면 또 밀리거든요. 시스템이 자동으로 걸러주게 만들어야 통과됩니다.

나쁨: 작업자 교육 실시, 주기 준수 철저

좋음: 설비 카운터에 8,000샷 알람 설정. 세척 미실시 시 다음 로트 투입 불가하도록 작업표준 변경. 세척 이력을 일보에 필수 기입 항목으로 추가.

기준은 간단합니다. 내가 잊어버려도 걸리는가. 걸리면 재발방지고, 내가 기억해야 하면 그냥 다짐입니다.

⑤ 효과 확인 — 언제 어떻게

조치했다고 끝이 아니라 확인 계획까지 있어야 마무리됩니다.

들어가야 할 것: 언제까지 · 몇 개를 · 어떤 기준으로 · 누가.

8/4~8/8 생산분 매일 초·중·종물 각 5개 외관 확인. 5일 연속 불량 0이면 종결. 1개라도 나오면 원인 재조사.

"모니터링 예정"이라고만 쓰면 언제 끝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종결 조건이 있어야 보고서가 닫힙니다.

보고서 쓰기 전에 30초

다 쓰고 나서 이 네 가지를 스스로 물어보면 되물음이 확 줄어듭니다.

  • 현상에 숫자와 시점이 있나
  • 원인이 조건값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지까지 갔나
  • 재발방지가 사람이 아니라 구조인가
  • 효과 확인에 종결 조건이 있나

그리고 남겨두면 좋은 것

보고서는 제출하면 끝나는 문서로 취급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같은 불량이 다른 금형에서 또 납니다.

불량 유형별로 모아두면 두 번째부터는 훨씬 빨라집니다. "이 증상 예전에 있었는데" 하고 찾을 수 있으면 원인 조사 며칠을 아낍니다.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어도 됩니다. 불량명, 부품 종류, 원인, 조치 이 네 칸짜리 표 하나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안 쌓이는 건 형식이 복잡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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